
중국산 AI 모델 배제 방침…개발 인력도 일본 국적자로 제한
사카나AI의 ‘사카나 후구’ 유력…데이터센터도 일본 내 구축 추진
일본 정부가 자위대의 핵심 지휘통제체계에 자국산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군사·안보 분야에서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중요 데이터와 시스템을 자국이 직접 통제하는 이른바 ‘AI 주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위대 부대 운용의 핵심인 지휘통제 분야에 일본산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휘통제는 군이 위협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 계획을 수립한 뒤 각 부대에 명령을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일본이 자위대 지휘통제 과정에 AI를 본격적으로 편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산 AI를 시스템의 중심에 두면서 미국 등 해외의 첨단 AI 기술을 연계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를 활용해 군사적 상황 판단과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면서도 민감한 군사 정보는 일본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산 AI 모델은 방위 분야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AI 개발에 참여하는 인력 역시 일본 국적자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는 기술 가운데 하나는 일본 AI 스타트업 사카나AI(Sakana AI)가 개발하는 ‘사카나 후구(Sakana Fugu)’다.
사카나 후구는 하나의 AI가 모든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과 달리, 사령탑 역할을 하는 AI가 여러 AI 모델에 적절한 업무를 분배하고 결과를 통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방식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AI 성능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카나AI는 후구 개발 과정에서 중국계 오픈소스 AI 모델을 활용한 사례가 있지만, 일본 방위 분야에 제공되는 AI 서비스에서는 중국 모델을 배제하고 개발 인력도 일본 국적자로 한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AI가 처리하는 군사·안보 데이터의 해외 유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관련 데이터센터 역시 일본 국내에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AI 모델뿐 아니라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까지 자국이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생성형 AI와 첨단 AI가 국가안보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AI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국방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군사 분야에서 AI 활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미군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가 개발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을 지휘통제체계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한때 해당 시스템을 자위대에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이 자국산 AI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단순히 해외의 첨단 AI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핵심 기술과 데이터를 자국이 통제하는 전략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올해 말 개정을 추진하는 안보 관련 3대 문서에도 지휘통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침을 반영할 계획이다.
AI가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안보와 군사 의사결정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AI 주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